기상천외한 입사시험 ①

Oct 17, 2010

10년 불황속에서 일본의 대다수 기업들이 도산하거나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10배 성장한 일본전산은 입사시험에서부터 다른 기업과 차별화 되어 있었습니다. 기상천외한 입사시험의 세 번째 시험은 “화장실청소시험”이었습니다. 창업한지 몇 년이 되지 않은 1975년부터 일본전산에는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무조건 1년 동안 화장실 청소를 하는 것이 관행처럼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1년 정도 직접 자기 손으로 화장실 청소를 해보면, 일단 화장실을 더럽게 쓰지 않게 됩니다. 그것이 일상으로 이어지면 자신이 일하는 현장, 즉 사무실이나 공장에서도 정리정돈이 습관화되고 집기와 장비를 소중히 여기는 문화가 정착됩니다.

일본전산에서는 “청소”를 모든 일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를 못하는 사람은 제아무리 잘났어도 큰일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다른 회사들이라면 청소 같은 일은 용역업체에 맡기는 것이 상식인데 일본전산은 생각이 좀 다릅니다. 밑바닥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모든 일’을 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밑바닥 일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면, 나중에 관리자로 성장했을 때 직원들을 제대로 통솔하기 어렵고, 부하 직원들을 이해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지론입니다.

그래서 아예 입사 시험을 “화장실 청소”로 치른 것입니다. 그야말로 빈축을 살만한 일이었습니다. 실제 응시자 중에는 심한 모욕감을 표현하며, 화를 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변소 청소나 하는 저급 인력 취급하다니 참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이 시험을 치른 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겉과 속이 일치하는 순수한 사람, 한 치의 불량도 용납하지 않는 꼼꼼한 사람을 뽑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나가모리사장은 말합니다. “화장실 청소를 하는 걸 보면, 그 사람의 겉과 속을 그대로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꼽는 좋은 인재란 명문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나 성적이 우수한 사람, 혹은 일류기업 경력자가 아닙니다. ‘마음속에 불씨를 가지고 있어서, 언제든 그것을 점화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불씨를 가진 사람이라면 화장실 청소처럼 남들이 싫어하는 일도 서슴없이 할 수 있어야 합니다.”어찌 보면 상식을 파괴한 시험이지만, 직원채용이나 교육방법을 두고 고뇌하는 많은 사람들을 공감하게 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경영자의 능력이란 결국 사람이나 사물의 표리를 꿰뚫어 볼 수 있는 혜안입니다.

일본전산이 이렇게까지 밑바닥 일을 철저하게 체험하게 하는 것은 ‘일을 통해 제대로 자신의 꿈을 키울 줄 아는’ 직원을 양성하기 위해서입니다. 우선 공장이나 사무실을 청소하거나 하는 단순 반복적인 일에서 제대로 수련하지 않으면, 매일 반복적으로 그런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어떤 뛰어난 전략을 세우는데도 꼭 필요한 ‘끈기’와 ‘집요함’,‘ 인내력’같은 것이 생길리 만무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대학에서 제대로 공부했다 해도 밑바닥 경험을 제대로 하지 않고서는 한 직장에서 오래 견뎌낼 수 없을뿐더러, 나중에 아랫사람을 제대로 부릴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랫사람을 키울 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화장실 청소입사시험은 끝까지 책임지고 다른 사람손이 안가도록 일처리 하는 버릇을 확인함과 동시에, 그런 것이 중요하다는 기업문화를 처음부터 강하게 인식시킨 계기가 됐습니다.

청소 하나에서도 프로의식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진정한 프로가 된다는 것은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곳’까지 생각이 미치는 것입니다. 똑똑한 것과는 다릅니다. 자신의 생각을 끊임없이 확장시키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고 해결하려는 습관을 들인 사람만이 프로가 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습관이 지금, 기업들의 승패를 좌우하고 있습니다. 화장실 청소 시험은 ‘일을 미루지 않고 해내는 습관’,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는 습관’, ‘스스로 일을 책임지는 습관’을 심어준 시험이 됐습니다.

GE의 잭 웰치 회장은 “누구나 당연 하다고 생각하는 것, 기본 혹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제대로’수행할 수 있는 기업, 그런 기업이 바로 역량 있는 기업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큰일은 중요하고 작은 일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중요성에 있어서는 화장실 청소나 CEO의 역할이 같습니다. 프로는 어떤 일도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