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푸는 자가 성공한다
29세 때 와튼스쿨 최연소 종신교수 된 애덤 그랜트의 주장이다. 직원을 평가할 때 일을 얼마나 잘하느냐만 따지지 말고 타인에게 좋은 영향 주는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 중 하나는 '신데렐라'와 '콩쥐팥쥐'류의 이야기다. 선한 사람이 결국엔 승리하고 보상받는다는 공통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자기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사람을 너무 쉽게 믿는 착한 사람의 실패 사례가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가.실제로 많은 연구 결과는 남에게 주기만 하는 사람이 사회에서 실패할 확률도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베푸는 사람이 이기적인 사람보다 수입이 평균 14% 적고, 사기 등 범죄 피해자가 될 위험이 두 배 높으며, 실력과 영향력은 22% 낮게 평가받는다는 조사도 있다. 적자생존과 무한 경쟁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 이런 경향은 더욱 강해질 것이란 추론도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31세 신예 심리학자가 쓴 '베푸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주제의 책 '기브앤테이크(Give and Take)'가 유쾌한 반란을 일으켰다.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한때 아마존 종합 3위, 뉴욕타임스 2위까지 올랐다. 이 책의 미덕은 수없이 많은 실증 분석과 사례를 통해 그동안 과소평가돼 온, 베푸는 삶의 성공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보여준 데 있다.저자 애덤 그랜트(Grant) 교수는 2011년 29세에 와튼스쿨의 최연소 종신교수가 됐다. 지난해 포천지는 그를 40세 이하 세계 톱 비즈니스 교수 40인 중 한 명으로 꼽았고, 비즈니스위크는 '올해의 인기 교수'로 선정했다. 그는 최근 2년간 학부 강의 평가에서 수강생 80여명 전원으로부터 4.0 만점을 받았다.
그는 사람에겐 세 가지 유형이 있다고 주장한다.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주기를 좋아하는 '기버(giver)'와 준 것보다 더 많이 받기를 바라는 '테이커(taker)', 받은 만큼 되돌려주는 '매처(matcher)'가 그것이다. 성공의 방정식이 바뀌어야 한다. 먼저 베풀면 성공은 따라온다. 단지 성공한 사람 중에 기버가 일부 있다는 게 아니라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즉, '기브(give)'를 하면 성공할 확률이 커진다는 것이다. 사람들 대부분이 기버는 꼴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테이커는 사람을 이용하고 기버는 자기 시간과 에너지를 소진해버려 결국 녹초가 돼 버린다는 것이다. 수많은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기버는 흔히 말하는 성공의 사다리 맨 아래로 추락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사다리 맨 위도 역시 기버가 많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증거가 아주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은, 기버가 꼴찌를 할 뿐만 아니라 일등도 많이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도와줌으로써 당신을 성공하게 만드는 정말 많은 강력한 방법이 있다실제로 그랜트 교수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영업 사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적이 나쁜 영업 사원들의 '기버 지수'는 실적이 평균인 영업 사원들보다 25% 더 높았는데, 실적이 좋은 영업 사원들의 기버 지수도 평균보다 높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또한 최고 영업 사원은 기버였으며, 테이커와 매처보다 50% 높은 실적을 올렸다갈수록 베푸는 일이 성공하는데 더 중요해지는 이유가 있다. 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세상 사람들이 더욱더 서로 연결되기(connected) 때문이다. 과거에 사람들은 훨씬 독립적이고 분리된 채 일 했지만 요즘은 많은 조직이 협업을 하고 팀으로 일한다. 서비스산업의 폭발적 성장도 한몫했다. 그 분야 사람들은 손님과 고객에게 얼마나 혜택을 주고 잘 봉사하느냐가 생명이다. 여기에 소셜 미디어가 힘을 보탰다. 페이스북 프로필만으로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낼 수 있다. 나쁜 사람은 금방 들통 난다.
CEO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기버들이 있다. '니모를 찾아서'와 '토이 스토리'를 제작한 픽사(3D 애니메이션 업체)의 에드 캐트멀 회장이 생각난다. 픽사가 다른 회사에 인수됐을 때 그는 직원을 해고해야만 했다. 상사가 그를 불러 말했다. '나는 두 사람의 이름을 원합니다. 내일 아침까지 가져오세요.' 에드는 다음 날 아침 그의 사무실로 가서 말했다. '여기 두 사람 이름이 있습니다.' 그러곤 그는 자기 이름과 다른 고위직의 이름을 냈다. 그리고 말했다. '여기서 해고될 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당신이 누군가를 해고하고 싶다면 나를 해고하세요'라고…. 멕 휘트먼 HP CEO와 존 헌츠먼 시니어 헌츠먼코퍼레이션 창업자도 대단한 기버이다."
베풂과 성공의 관계에 관심을 갖게 이유가 있었다. 두사람의 영향이 컸다. 고등학교 때 스프링보드 다이빙 코치였던 에릭 바스트라와 하버드대 입시 때 면접관이었던 존 기어락이라는 변호사이다. 에릭은 방과 후에도 함께 남아 조언과 훈련을 해주면서도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았다. 정말 모든 정열을 쏟아 그를 가르쳤다. 뉴욕의 성공한 변호사였던 존은 남들보다 4배나 긴 2시간이나 그를 인터뷰했다. 하버드가 왜 나를 받아줘야 하는지 제대로 된 추천서를 써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때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단다. '와우, 이런 훌륭한 사람들이 남을 위해서도 이렇게 애를 쓰다니, 정말 대단한데'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