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했기 때문에 실패하는 이유
성공 했기 때문에 실패하는 이유
명문 학교 출신은 수재가 아닐 수도 있지만 수재일 가능성이 높다. 수재가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교문을 나선 이 후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면 다양한 시간의 흐름의 결과들을 보게 된다. 본격적인 사회 진출 이 후 야심 차게 꿈을 이루어 가는 친구도 있고 그렇지 않은 친구도 있다. 좀 더 세월이 지난 후 만나면 성공한 친구와 실패한 친구가 등장한다. 실패한 친구들은 안보이기 시작하고 성공한 친구들은 자랑하고 싶어서도 열심히 나타난다. 세월이 더 지난 후 성공했던 친구 중에 보이지 않고 불행한 소식이 들리는 친구들이 있게 된다. 성공을 자랑하던 친구가 어느 날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것이다.
직업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사생활의 문제로 가정이 실패 하고, 출세에 대한 과욕이 불법적 수단까지 동원하다가 감옥에 서 일생을 마쳐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타락의 전조는 폭풍우처럼 몰아치며 오지 않는다. 가랑비처럼 젖어 들고 귀엣말로 속삭이며 다가온다. ‘이번 한번 뿐이야, 이정도 쯤이야’ 하며 무시해도 좋을 것처럼 다가와 ‘경계’의 장벽을 살며시 허문다. 눈 앞의 유혹에 ‘혹’하다 ‘훅’ 날라간다. 쌓는 것은 힘들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다. 성공했기 때문에 실패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만과 방심이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소개하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동창생들의 졸업 5, 10, 30년 후 풍속도가 그렇다.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세상의 갈채를 받던 인재들이 인재(人災)가 돼 ‘날개 없는 추락’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들의 타락에 대해 비난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연민의 마음이 들기도 한다.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늘어놓는 추레한 모습을 보며, 나는 새도 떨어뜨릴 것처럼 기세 등등하던 ‘정의의 사도’ 그때 그 인물이 맞나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정의와 개혁의 기치를 내걸었던 이들의 몰락 원인은 무엇인가. 정의와 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사회 정의를 외치던 그 말은 위선이었던가. 아마도 그 당시는 진실 이었을 것이다. 초심을 지키지 못했을 것이다. 초심 이었을 망정 본심으로 만들지 못해서 였을 것이다. 초심이 본심이 되고 전심이 되었어야 했다. 될성부른 리더와 될 리 없는 리더는 위대한 신의 한수가 아니라 사소한 것 하나를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 에서 갈린다.
사소한 유혹이 타락의 시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날개 없는 추락’의 대비책을 이렇게 말한다. “이번 한번만이란 유혹을 이겨내라. 인생에서 불편한 도덕적 양보를 했을 때 초래되는 결과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보다 처음부터 그런 양보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타락이라 하면 엄청난 경고음을 울리며 올 것이라 예측하지만 사실은 조용히, 친근한 얼굴로 사소하게 술 한번, 밥 한번에서 시작된다. ‘작은 돌부리’의 사고를 조심하는 것이 타락과 추락에 대비하는 비결이다.
타락의 미끼로 오는 당장의 대가는 그 뒤에 감수할 비용을 생각하면 새발의 피다. 이 정도는 괜찮을 것이라고?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세상에 비밀은 없고, 공짜는 없는 법이다. 이를 명심하는 이는 자리와 명예를 지키고, 그렇지 못한 이는 한순간에 무너진다. 이는 동서고금 만고불변의 진리다.
중국 춘추전국 시대 노(魯)나라의 재상 공의휴(公儀休) 이야기다. 그는 생선을 즐겨먹는 미식가였다. 한 손님이 이런 취향을 저격해 귀한 생선을 상납했다. 공의휴는 일언지하에 거절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나는 지금 재상의 자리에 있기 때문에 충분히 생선을 살 수 있는 형편이오. 그런데 그대가 주는 생선을 받고 내가 이 자리에서 쫓겨난다면, 그때는 누가 내게 생선을 보내 주겠소? 그래서 받지 않는 것이니 어서 가져 가시오.”
그깟 생선 한 마리의 뇌물과 재상자리를 바꿀 수 없다는 답변이다. 한번의 유혹에 대한 자세가 일생의 운명을 결정한다. 이 같은 쉽고 간단한 ‘초딩의 바른생활’ 아니 산수를 왜 천하의 리더들이 잊어 버리는가. 타락의 전조는 폭풍우처럼 몰아치며 오지 않는다. 탱크 소리처럼 떠들썩하게 굉음을 울리지도 않는다. 가랑비처럼 젖어들고, 귀엣말로 속삭이며 다가온다. 악마의 얼굴이 아니라 친구의 얼굴로 가장한다. ‘이번 한번, 이쯤이야’ 하며 무시해도 좋을 것처럼 다가와 ‘경계’의 장벽을 살며시 허문다. 둑은 한번 무너지기까지가 어렵지, 그 이후론 쉽게 무너진다. 옛말 ‘우리를 넘어뜨리는 것은 큰 산이 아니라 작은 돌부리다’란 말과도 통한다.
‘성공 후’ 준비에 소홀하다 실패한다H사장은 인쇄업을 해 자신의 분야에서 정상으로 인정받다가 본업 밖으로 눈길을 돌려 과도한 부동산 투자로 부도가 났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창업할 당시의 원점에서 시작하게 된 H사장은 “실패에 대비하라는 말도 많이 듣고, 경계는 했다. 그런데 성공에 대비할 생각은 하지 못한 게 실패의 결정적 원인”이라며 “대개의 사람들이 실패를 대비한다. 나 역시 그러면서 정작 성공을 준비하지는 못했다. 성공은 기적이지만, 실패는 어리석음이 더라 ”고 자책했다.
타락이라고 하면 엄청난 범죄와 연관시켰지, ‘성공하면 파리 꾀듯 다가오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하는 사소한 일상의 결정’이 타락의 원인이 된다는 생각도 못하고 대비도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유혹은 가랑비 젖듯 젖어들어 타락하기 시작했다는 고백이었다. 외부의 경기 상황과 상관없이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쌓는 것은 오랜 세월의 눈물과 땀이 필수지만 무너지는 것은 시간도 땀도 필요없이 한방에 무너진다는 것을 한 순간도 잊지 않는다는 것이었다.